#해외여행

[유럽 자유여행] #3. 튀르키예 입국

엔들_ 2022. 7. 15. 14:37

사실 입국심사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왕복으로 비행기 표를 끊는다면)

근데 나는 편도로 끊어서 조금 걱정된 부분이 있었던 것

 

나는 될 수 있는 한 여행을 갈 때 편도로 끊으려고 하는데 (대부분 그럴 시간이 없어서 불가능하지만)

그 이유는 왕복으로 표를 끊는 순간부터 정해진 시간 틀 안에서 일정을 짜 맞추다 보니 그 일정대로만 거의 움직여야 하고 계획이 틀어졌을 경우 받는 스트레스가 많아서다. (그니까 대부분 편도로 끊는게 불가능하지만)

 

물론 나도 왕복으로 끊을 수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자유롭게 여행하고 싶었다.

 

사실 편도로 비행기 표를 끊은거에 대해서 별 생각은 없었는데 (공항 갈 때까지도)

수속 밟을 때부터 조금 걱정되긴 했다

 

직원분 : 언제 돌아오니?

나 : 10월쯤이요. 혹시 편도라서 그러십니까?

직원분: ㅇㅇ, 한국은 무비자라 상관없지만 그래도 혹시나 입국할 때 여러 가지 물으면 잘 대답해야 됨 ㅋ

나 : 

그런데 항공사 직원 분의 뉘앙스를 보아하니 이렇게 해석할 수 있었다

웬만하면 한국인이라 문제없을 거임 ㅋ

(내가 그렇게 믿고 싶었던 건 아니었을 까)

 

아무튼 그렇게 튀르키예에 무사히 도착했고 

입국 심사만을 앞두고 있었다.

걱정 1도 안됨 ㅋ

 

진짜임

 

입국심사관 분이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말을 했다 (아니 정확히는 제스처를 취했다)

 

 마스크 잠깐 내려봐 이 자식아  얼굴 대조하게

(여권 사진 리얼 니 맞니? 이것뿐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나는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무사히 튀르키예에 입국했다.

 

앞으로 있을 고생을 1도 모르는 자의 환호
Welcome to istanbul

만일 내가 입국 전으로 들뜬 마음으로 이스탄불 공항에 있는 내게 말할 수 있는 기회가  한 번이라도 주어진다면 나는 이 말을 꼭 했을 거다.

 

 니가 데이터 해결도 안한채 감히 입국을 해? (조언 아님)

ㅋㅋㅋㅋㅋㅋ 고생 씨게 해보ㅏ

 

철저한 J라 웬만한 건 다 계획하고 준비하고 오는 성격이기 때문에 정말 아무 계획 없이 오지는 않았다

다른 것도 아니고 데이터는 무조건

 

출국 준비를 하는 도중 유랑 카페에서 튀르키예를 막 다녀온 (50-60대로 추정되는) 아저씨분께 튀르키예 화폐인 리라와 유심칩을 거래할 기회가 생겼는데, 유심칩에 데이터가 꽤 남아있다고 요건 공짜로 줄 테니 여행 잘 다녀와요^^라는 말을 해주셔서 꽤나 감동받았었다

아저씨 최고

(참고로 '리라'는 우리나라에서 바로 환전이 안된다)

 

그래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유심칩을 갈아 끼웠는데 (정확히는 알마티 공항에서도 1번 끼워봤었다)

호기롭게 안됨 ^^

그니까 지금 이게 어떤 상황이었냐면 

비행기는 2번이나 연착돼서 원래 공항에 21:00 PM에 도착할 걸 거의 약 23:00 PM이 돼서야 도착한 상황 

+

데이터가 안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인생은 계획한 대로 1도 흘러가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데이터는 선 넘었잖아 ; 

 

그래서 나는 알마티 공항과는 다른 이스탄불 공항을 믿으며 공항 와이파이를 이용하려고 했다.

(이스탄불 공항 사랑해요~)

 

개뿔 똑같이 안됨;

(사실 알마티 공항과는 다르게 사용법이 조금 생소해서 어렵게 느껴질 뿐이지 1시간 FREE)

 

그래서 info 직원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직원 :

나 : 와이파이 사용하고 싶어서 공항 꺼 연결해봤는데 안 됨. 어려워

직원 : ㅇㅇ 솔직히 어려운 거 맞음. 대부분 여행객들 사용법 물어보긴 함 

나 : 그렇군요?

 

그렇게 공항 직원 분의 도움을 받아 와이파이를 1시간 이용할 수 있었다.

 

사실 공항에서도 유심칩을 바로 사는 게 가능했는데, 공항 유심칩은 비싸기로 유명해서 곧 죽어도 공항에서 사지 않으려고 했다 (그전에 많이 알아보고 옴)

 

약 20GB에 42,000원이었나 아무튼 그랬다

 

다른 것도 아니고 데이터면 그 정도 지불해도 되잖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특히나 급박한 상황이라면)

준비를 아예 안 해온 것도 아닌, 내 손에 다른 유심칩이 있는 걸 본 순간 절대 싫었다.

그리고 42,000이면 이스탄불 게스트하우스 4박 가격인데 미쳤다고 내ㅏㄱ ^

 

물론 다른 방법도 찾아봤었다. 

통신사마다 1일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가 있어서 그걸 이용하려고 했는데

(예전에 영국으로 교환학생 갈 때 무사히 도착하기 전까지 매우 유용하게 사용했기 때문에)

통화를 몇 번이고 해도 절대 받지 않아서 진작 포기했었다 (시도 진짜 많이 해봄)

당연히 인천 국제공항에서도 통신사 쪽 찾아가서 해보려고 했었다. 근데..

 

너 알뜰폰이네? Sorry~ 알뜰폰은 공항에서 해결해 줄 수 없어~

 

말을 들었기 때문에 ㅋ... (알뜰폰이 이런 게 좀 취약하다고 한다)

 

어찌 됐든

1시간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무거운 백팩과 (한탄 아님) 아주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서 (한탄 아님)

대강의 위치만 알고 있는 시내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로 가야만 했다.

 

튀르키예에서 게스트하우스가 많은 쪽이

대표적으로 '탁심 광장' 쪽과 아야 소피아와 블루모스크가 위치한 '술탄 아흐멧' 쪽인데

 

공항버스는 탁심 광장까지는 바로 가도 술탄 아흐멧 쪽으로 바로 가지 않아서 

먼저 탁심 광장을 간 뒤, 메트로와 트램을 이용해서 술탄 아흐멧쪽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이런 면에서는 숙소 위치가 탁심 광장 쪽이면 매우 좋겠다고 생각) 

 

근데 내 숙소는 안타깝게도 술탄 아흐멧 쪽이었다 ^^

 

공항 택시를 타고 바로 술탄 아흐멧 쪽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역시나 공항에서 이용하는 모든 것들은 덤터기를 씌운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들어보지 않았어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

 

저렴 + 늦게까지 운행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항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공항 버스 영수증

52리라(2022 / 7월 기준 약 4,000원)

표를 사면 타는 곳을 물어보기도 전에 기사분이 

 

hey~~~  탁쉼? 탁쉼? 탁쉼?

이라고 지나가는 여행객들마다 물어보기 때문에 모를 수가 없다 

(그만큼 거의 다 탁심을 가기 때문)

 

어찌어찌 탁심 광장까지는 도착을 했는데, 공항 막 도착했을 때의 상황과 별반 다를 게 없었는데..

 

탁심 광장의 내 첫인상은 매우 복잡해서 정신이 없었다... 정도

우선 뭐가 됐든 데이터부터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공항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눈에 바로 보이는 Turkcell이라는 매우 대중적인 유심칩 판매소로 갔다.

 

들어가자마자 열렬히 반겨주는 직원분

 

한 손에 고프로를 들고 있으니까 역시나 물어온

 

직원 : oh~~~~ 너 유튜버?

나 : ㄴㄴ 나 그냥 나중에 보려고 촬영하는 거  

직원 :  oh~~~ 노 상관 우리 가게 내부 찍어도 돼 

찍어서 홍보 가능하면 감사

나 : ㅇㅋ (그냥 가게 내부 대충 찌긍ㅁ)

 

얼마 동안 튀르키예 여행하냐고 물어봐서 대략 3주 정도 될 것 같다고 말하니 

3주 정도면 가장 데이터가 많은 걸로 추천해줬는데

3가지 옵션이 있었고 직원이 추천해준 건 3개 중 가장 비싸고 데이터가 많은 것이었다

(60GB였나..)

 

근데 그냥 가장 저렴이인 20GB짜리로 달라고 함 

250리라(약 20,000원) 

 

공항이랑 비교하면 약 2배 정도 더 저렴했던 것 

 

 

너가 최고야...(Turkcell 유심)

그리고 직원이 이스탄불에서 대중교통 이용할 때 사용하는 카르트 (우리나라로 치면 T머니)를 추천해줬는데 

그냥 안 산다고 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아니었기 때문에)

 

유심 구입으로 인해 데이터 문제도 해결돼서 다행히 구글 지도는 이용이 가능했다.

 

 그렇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얼마 되지 않아서 

정말 큰일 날 뻔한 일이 생겼던 것

 

하마터면 여권을 잃어버릴 뻔했다.

 

여행을 떠나오기 전부터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도,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해서도 다른 건 몰라도 여권과 지갑에는 계속해서 신경을 썼다. 평소에도 물건을 자주 어디 놓고 오거나 흘렸던 경우가 많아서 too much 할 정도로 계속 확인하려고 했고, 힙색을 앞으로 멘 다음 그 안에다가 넣고 다녔다.

 

 어떤 상황이었나면, Turkcell에서 유심칩을 구매할 때 여권을 제시해야 했는데

제시하고 나서 유심칩이 해결된 뒤 그냥 그대로 나가버렸던 것

(나와서 길을 어느 정도 걸어갈 때까지 전혀 몰랐었다)

 

어떻게 다른 것도 아니고 여권을 받아갈 생각을 못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든다면  

 

신경 써야 할 짐 + 숙소까지 어떻게 갈지에 대한 생각 + 직원 분의 상품 권유(카르트 등...)

+ 밤늦은 시간에도 매우 복잡하고 시끄러운 탁심 광장

 

를 한꺼번에 경험했다고 생각해보길 바란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어느 정도 거리를 조금 갔던 내게 매우 친절하신 직원분이 뒤따라 나오셔서 

너 여권 안 챙겨가냐고, 아주 단호하게 말씀해주시고 조심해야 한다는 뉘앙스로 말씀해주셔서 

 

다행히 여권을 챙길 수 있었고 

정말 너무 감사했다

 

하마터면 도착하자마자 여행이 끝날 수도 있었던 것..

 

원래라면 숙소까지 트램이나 메트로를 이용해서 가야 했었는데, 이미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고 이용할 수 있는 거라곤 돌무쉬 (튀르키예에서 대중적이고 저렴한 이용수단)와 택시뿐이었다.

 

돌무쉬를 타면 훨씬 비용이 절감될 수 있었지만

(밤늦은 시간에 타는 장소가 어딘지와 버스가 어떻게 생긴지도 몰랐던 상황)

금방 있었던 일에 대한 여파 + 더 늦어지면 체크인에도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에 비용이 들더라도 택시를 탔다.

 

가격은 200리라 (한화 약 15,000원)

 

  다소 가격이 좀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합리적인 소비였던 것이 

숙소가 골목골목 깊숙이 있었고 무엇보다 바닥이 캐리어에게 최악인 울퉁불퉁한 (너무 심한) 곳이었다 

 

그렇게 유럽 자유여행의 신고식은 꽤나 평탄하지는 않았다고 한다.